한성은행2 ‘조선 금융계의 황제’였는가, ‘식민 권력의 브로커’였는가― 한상룡의 실체 신문은 그를 “조선 금융계의 황제”라 불렀지만, 학계의 평가는 훨씬 차갑습니다.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본 패전 직전까지 식민지 조선의 금융과 권력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인물, 한상룡 한상룡은 다 쓰러져가는 조국인 조선을 버리고 일본바라기를 한 인물의 행보를 따라 가보려고 합니다. 1. 출발선에 이미 놓여 있던 것들한상룡은 1880년 10월 16일,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본관은 청주였습니다. 그는 관립 영어학교에서 신학문을 배웠고, 1899년 일본의 사립 세이조학교에 편입했으나 1900년 중퇴합니다. 이 짧은 학업 경력은 훗날 그의 이력을 설명할 때 늘 간단히 언급되지만, 실제로는 그가 평생 활용한 가장 중요한 자산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일본어와 영어, 그리고 근대 관료제와 금융 용어에 대한 이해는 이후 그.. 2026. 1. 22. 한성은행, 한국 최초의 주식회사가 겪어야 했던 식민지의 길 안녕하세요.역사를 가르치고, 오래된 기록을 들춰보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역사 교사입니다.오늘은 교과서 한 줄로는 절대 담아낼 수 없는 은행 하나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한국 최초의 주식회사’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와, 동시에 ‘식민지 금융의 하수인’이라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을 함께 짊어진 은행, 바로 한성은행(漢城銀行)입니다.이 은행의 130년 역사는 단순한 금융사가 아니라,이 땅의 근대화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타협을 했으며,결국 어디에서 무너졌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압축 파일과도 같습니다. 1.개화의 문턱에서 태어난 은행1897년의 종로 서린동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었습니다.전차도 없고, 은행 간판도 낯설던 시절, 조선은 대한제국이라는 이름으로 근대 국가를 자처하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 2026. 1.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