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스키의 ‘기원’, 그 시작을 담은 한 병
1. ‘기원(Ki One)’ 위스키
요즘 술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 “기원 위스키 마셔봤어?”
- “그거 한국 위스키라던데?”
- “한 병에 20만 원 넘는데도 완판됐대.”
기원(Ki One)은 대한민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에서 탄생한 이 위스키는, 그 이름처럼 ‘시작(起源)’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22년 첫 한정판 출시 이후, 국내외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죠.
2. 왜 ‘기원’이 특별한가?
기원 위스키가 단순히 국내 생산 위스키여서 화제가 된 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제품이 진짜 ‘싱글몰트 위스키’로서의 요건을 정통으로 갖췄다는 점이죠.
- 몰트(보리)만으로 만든 단일 증류소 생산 위스키
- 오크 캐스크에서 3년 이상 숙성
- 숙성지와 증류소 모두 대한민국
그리고 놀라운 건, 이 모든 걸 감수하면서도 ‘전통주’가 아닌, 정식 주세를 다 납부한 ‘위스키’로 출시되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법적으로도 ‘위스키’라 불릴 수 있는 국내 최초 제품이라는 뜻이죠.
3.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제서야 위스키를 만들게 된 걸까?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일본은 이미 위스키 강국인데, 왜 우리는 이제야 위스키를 만들죠?”
● 고세율의 장벽
위스키는 세금이 무척 무겁습니다. 기본 주세 외에 교육세, 부가세가 함께 붙고, 전통주 혜택도 없습니다.
수입 위스키보다 국내 위스키가 더 비싸지는 기현상이 생기기도 하죠.
● 사계절 기후가 숙성에 불리?
한국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매우 춥습니다. 이 기후는 ‘엔젤스 셰어’(자연 증발량)을 높입니다.
해외 증류소보다 숙성 속도는 빠르지만, 양의 손실도 커지는 셈이죠.
하지만 이건 단점이자, 동시에 특유의 풍미를 만들어내는 변수이기도 합니다.
● 문화적 기반 부족
과거의 한국은 위스키보다 소주와 맥주가 대세였던 나라입니다.
‘하이볼’이나 ‘싱글몰트’ 문화가 퍼진 건 불과 5~6년 전부터였죠.
4. 기원의 실험정신, ‘한국 위스키’라는 테루아
기원 위스키는 단지 흉내 내는 위스키가 아닙니다.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는 ‘한국적인 위스키는 어떤 맛일까?’라는 질문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 국산 오크 & 다양한 캐스크 실험
- 졸참나무 등 한국산 오크로 만든 캐스크 숙성
- 와인 캐스크, 전통주 캐스크, 증류주 캐스크 등 피니시 실험
- 스파이시한 피니시가 인상적이라는 평가
● 다양한 효모 & 몰트 사용
- 국산 보리 실험
- 와인 효모, 사케 효모, 한국 전통 누룩 효모 등
- 효모만 바꿔도 전혀 다른 위스키 풍미가 탄생
5. 지금까지 출시된 기원 위스키 제품들
● 타이거 에디션 – Ki One Tiger Edition
- 출시 연도: 2022
- 수량: 1,506병 한정
- 도수: 56.2%
- 특징: 강한 캐릭터와 복합적인 향 / 바닐라, 오크, 시나몬, 흑후추
- 반응: “진한 오크향과 향신료 감이 인상적”
- 출시 후 2분 만에 완판
● 포닛 에디션 – Ki One Ponit Edition
- 출시 연도: 2023
- 수량: 1,000병 한정
- 도수: 40%
- 이름 의미: 충청도 방언 ‘포닛(첫 아이)’
- 특징: 부드럽고 산뜻한 허브와 꿀향 / 전통 산수화 라벨
● 기원 EX 시리즈 – Ki One Experimental Series
- 출시 연도: 2023~현재
- 버전: EX1, EX2, EX3 등 다양한 실험 시리즈
- 특징: 효모, 캐스크, 몰트 등 테마별 실험 /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
6. 우리는 왜 '기원 위스키'에 주목해야 할까?
기원 위스키는 단순한 국내산 위스키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위스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실증한 역사적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은 한 병의 타이거 에디션이었지만, 그 뒤엔 한국의 풍토, 기후, 발효 문화, 실험정신이 녹아든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5년, 10년 뒤의 한국 위스키 시장을, 기원이 어떻게 이끌지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마무리 – 기원은 단지 이름이 아니다, ‘우리의 첫 이야기’다
‘기원’이라는 단어는 단지 브랜드명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국 위스키의 첫 이야기이고,
우리가 앞으로 써내려갈 우리 술 문화의 새로운 챕터입니다.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처음 기원 위스키를 알게 됐다면,
혹은 이미 병 하나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의미를 더 알고 싶었다면,
그 자체로 이 위스키의 의미는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이제 위스키도, 한국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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