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 전체보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본문 바로가기

역사103

“아이를 낳지 말라던 시대에서 아이를 낳아라던 시대까지 — 대한민국 인구정책 70년” 이런 슬로건들이 단지 유머로 들리는가? 사실 이는 모두 대한민국 정부가 실제로 내세운 인구정책 구호다. 생존과 성장, 절제와 절망의 세월 속에서 이 구호들은 시대를 반영했고, 또 시대를 끌고 갔습니다.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이 극단적인 결과는 단지 오늘 하루, 한 해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지난 70여 년간의 선택과 회피가 쌓이고 얽히며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집단 자화상입니다. 그 시간들을 함께 따라가보고자 합니다.1. 출산은 곧 생존이었던 시절 (1945~1960년대)📢 “많이 낳는 것이 국력이다!”광복 직후와 6.25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사람’은 국가 재건의 유일한 자산이었다. 출산은 장려할 필요조차 없었다. 생존 본능이 곧 출산이.. 2025. 5. 30.
을사오적 중 한 사람, 이지용 – 왕족 출신 권력자가 친일로 나라를 팔고 누린 사리사욕 1905년 을사늑약에 서명한 중 한 사람인 이지용(李址鎔)은 왕족 출신으로 40년 넘게 관직에 있으면서 권력을 누리기 바쁜인물 이었습니다. 왕족이라는 신분 특권이 크게 작용했으며, 그는 일본으로 부터 금전적 혜택으로 사리사욕을 행하였고 도박과 사치을 일삼았지만 집안의 몰락이 아닌 상당한 재산을 유지하였던 친일하 이지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16세의 과거 급제와 40년 넘는 관직 생활, 권력의 기반이지용은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며 관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 정도 나이에 급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고, 개인의 영민함을 떠올릴 수 있으나, 당시 이지용이 조선 왕실의 방계 왕족 출신이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의 급제는 개인 능력뿐 아니라 왕족 신분에서 비롯된 .. 2025. 5. 28.
지금도 낯선 이름, 나혜석 — 사랑했고, 고백했고, 버림받은 여인 “나는 죄인이다. 내 욕정을 말살할 능력이 없었다.”— 나혜석, 『이혼고백서』한 여인이 있습니다. 100년 전, 조선과 근대 사이의 문턱에서, 그녀는 사랑을 했고, 예술을 했고, 그리고 이혼을 했습니다.이름은 나혜석(羅蕙錫). 여성 인권의 선구자로 불리지만, 동시에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찜찜하게 하는, 복잡하고 낯선 여인입니다.그녀는 왜 그렇게 살았을까요? 왜 그렇게 버림받아야만 했을까요?오늘은 그녀의 고백, 즉 『이혼고백서』를 중심으로 그녀가 택했던 삶과 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1. 나혜석, 시대를 거스른 여인1910년대. 조선이라는 나라는 일제 강점기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고, 여성은 여전히 ‘집안의 명예를 지키는 존재’로만 여겨졌습니다.그런 시기에, 나혜석은 한국 최초의 서양화 여.. 2025. 5. 28.
공포를 팔고 돈을 걷다 — 전두환 정권과 평화의 댐, 사라진 700억 1986년, 전두환 정권 하의 대한민국. 정부는 충격적인 발표를 내놓는다. 북한이 금강산에 대형 댐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것이 완공되면 남한, 특히 수도 서울이 물에 잠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TV에는 “63빌딩까지 침수된다”는 시뮬레이션 영상이 등장했고, 신문은 “수공(水攻)의 공포”를 연일 보도했다.국민은 불안에 떨었고, 정부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평화의 댐 건설 국민성금 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대대적인 모금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명분은 단순했다. “우리 손으로 평화를 지키자.”하지만 지금 와서 이 사건을 돌아보면, 그것은 단순한 안보 대응이 아니라 공포를 팔아 돈을 모은 정치적 기획이었음이 드러난다.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그렇게 걷은 700억 원, 지금은 어디에 .. 2025. 5. 27.
“궁중여인들이 찾던 신성한 공간 ‘소격서’, 조광조의 개혁과 중종의 선택” 조선시대 왕실 제례기관 중 ‘소격서’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도교와 무속 신앙이 혼재된 소격서는 단순한 제례 기관 그 이상으로, 특히 궁중 여성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었습니다.그런데 이 소격서는 중종 때 조광조의 개혁으로 폐지됩니다. 오늘은 소격서가 언제 어떻게 생겨났으며 궁중 여성들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 왜 조선 초기에 폐지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조광조가 폐지한 이후 상황과 그 여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1. 소격서의 탄생과 역할 — 도교·무속의 중심 기관소격서의 역사적 기원소격서는 원래 고려 말기부터 형성된 국가 제례 기관으로, 조선 건국 후에도 유지되던 도교적 제례를 담당하는 기관입니다.‘소격(昭格)’이란 ‘신에게 영광을 밝힌다’는 뜻으로, 하늘과 땅, 신령에 제사를 지내는 역.. 2025. 5. 27.
역사를 따라 흘러온 커피, 그리고 한국의 겨울 아이스커피 하루를 여는 커피 한 잔. 현대인의 삶에서 너무도 익숙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 익숙한 음료 뒤에는 오랜 세월과 문명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특히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술이 금지된 이슬람 문화에서 정신을 깨우는 음료로 자리 잡으며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어냈습니다.오늘은 커피가 어떻게 종교, 문명, 제국을 지나 한국인의 일상에 자리 잡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는 한겨울에도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민족이 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1.커피의 기원,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에서 시작되다커피의 기원은 9세기경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설에 따르면, 한 염소치기 칼디(Kaldi)가 자신의 염소들이 붉은 열매를 먹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에 그 열매를.. 2025. 5. 26.
금모으기 운동, 감동 너머의 진실: 누가 구했고, 누가 책임졌습니까 1998년 외환위 당시 국민들이 금을 내놓아 위기를 극복한 금모으기 운동은 한국사에서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하지만 25여년이 지난 지금 단순한 감동을 넘어 누가 이 운동의 책임과 변화를 주도했는지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1 금모으기 운동의 전개와 구조 운동의 개요시작일: 1998년 1월 5일주최: 대한적십자사, 주요 은행, 방송사, 대기업(삼성, LG, 현대 등)참여 방식: 국민이 금 제품(반지, 목걸이, 금니 등)을 자발적으로 제출참여 유형: 일부는 무상 기부, 대부분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 운동의 결과총 수집 금량: 약 227톤참여 인원: 약 351만 명당시 금 환산 가치: 약 28억 달러활용: 외환 확보용 매각 및 IMF 상환에 사용표면적으로 보면 국민의 자발.. 2025. 5. 26.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 네델란드 동인도회사는 회사를 넘어 제국이 되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이름만 들어도 뭔가 거대한 제국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이 회사는 단순한 무역회사가 아니라, 한 나라의 외교와 군사까지 책임졌던 초강력 회사였습니다. 유럽 역사 속에서도 아주 특별한 존재였던 이 회사,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바닷길을 지배한 나라, 네덜란드17세기 초반, 네덜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작은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나라는 해상 무역에 눈을 떴고,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곳은 바로 '향신료의 섬'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후추, 정향, 육두구 같은 향신료는 당시 유럽에서 금처럼 귀한 대접을 받았거든요.하지만 이 동남아시아 무역은 이미 포르투갈이 선점하고 있었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 2025. 5. 26.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전태일의 외침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서 한 청년이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는 문구를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법의 무력함에 분노했고, 무관심한 사회와 방관하는 정부에 저항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전태일. 스물두 살, 한국 노동운동사의 시작을 알린 청년이었습니다.전태일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수많은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의 사징으로 그래서 그를 기억하고 또 기억하기위해 글을 써보았습니다..1.인권이 없는 노동현장, 평화시장서울 청계천에 위치한 평화시장은 당시 봉제 산업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이름 뒤에는 지옥과도 같은 작업환경이 숨어 있었습니다.작업장은 대부분 불법 건축된 건물로, 창문 하나 없이 밀폐된 공간이었고, 환기 시설은.. 2025. 5. 25.